나는 시인입니다.

아파트 숲 사이로...

마루치아라치맘 2018. 7. 15. 11:18

25년 된 헌 아파트를 샀다.

대수선을 하였다.

건축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여하튼 내부는 새집이 되었다.

밖은 오래되었으나

안은 새 것이다.


벌써 이사온지 두달이다.

엘리베이트를 새로 바꾼다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론되어 졌다.

카운터 다운이다.

엘리베이트가 새 것이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날을 기다린다.

앞으로는 오래된 아파트 재개발 보다는

대수선의 개념으로 바뀔것 같다.

일단 초고층이 아니어서 좋다.

엘리베에트를 누르고 원하는 곳까지 1분 정도면 내려갈수 있고, 올라갈수 있어서 좋다.

 새아파트 처럼 지하 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1층에 차를 세울수 있는 것이 좋다.

엘리베이트가 없는 아파트가 아니어서 더욱 좋다.


아파트가 숲을 이룬다.

아파트마다 제각각 다른 모습의 숲이다.

이편한 세상 숲, 자이숲, 은하숲, 보성숲, 우방숲

보이는 숲들은 다 다르지만

그 속에서 청구 숲 베란다 앞

진짜 숲은

베란다에서 숲을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타잔이 된 것같다.


5층이라 나무 머리와 나란히 한다.

나무 위로 새들이 날아다닌다.

새와 눈이 마주칠 때도 있다.


이전 2층아파트에 살다

새로 이사한 집  5층에 오니 참으로 좋다


이전 집은 반쯤 그늘졌다.

습기가 많은 날은

창에 서리가 끼였다.

습기가 장난 아니었다.

차창너머 완전히 비추이는 태양이 참으로 좋다.

그것이 너무 소중해

블라인드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베란다에서 바라본 아파트 숲,

그리고  사이에 끼여있는

나무숲은 벗하여

산수화가 되었다.


콘크리트도

이제 풍경으로 받아 들인다.


그 틈틈이 박힌 실제 나무들의 푸르름

다수 인공의 저항을 이기고 끝내 강인하게 성장한

수미터의 큰 나무들을 보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는다.


아무리 이쁘게 단장을 해도

생명나무가 품어내는 아름다움 앞에는

초라하다 그것이 신비롭기만 하다.


인공으로 나이를 막기 위해

이리저리 성형미

아름답게 가꾼 자연스런

얼굴에는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주름이 하나 둘 늘어가는

나의 얼굴을 보며

50이상 얼굴의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어릴적 얼굴은 부모의 책임이지만

나이가 드는 모습은

나의 생각, 나의 성장, 인성이 표출되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진 숲을 보면서

38도에 이르는 대프리카의 날씨 속에서도

행복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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