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입니다.

2018. 3. 15. 봄이 그렇게 쉽게 오지 않는다.

마루치아라치맘 2018. 3. 19. 23:54

봄이 태풍처럼 왔다. 이제 여름을 기다린다

떠들썩한 하루였다.

어제는 반팔도 보였다.

하루가 갑자기 따스하더니

꽃나무가 앞다투어 줄섰다.

 

두툼한 코트는 안녕하고파

내몸을 감싸는

코트, 점퍼

목도리는 안녕

두툼한 옷들은 다 버리고 싶다.

 

고민한다.

잠바 입어? 안입어?

코트 입어? 안입어?

조끼 입어? 안입어?

바바리 입어? 패팅 입어?

이리 뒤적이다

하얀 남방에 반코트를 걸쳤다.

 

봄은 그렇게 쉽게오지 않는다.

변덕이 내마음처럼

봄은 오다가 쉰다.

 

오십을 살아도 봄연기에 속는다.

봄인가 싶어 목드러내고

발목 드러내고

나왔다가

갑자기 추우면 치명적이다.

 

한두번 속은 것이 아니네

작년에도 그랬지

재작년에도 그랬지

대학교 1학년때도 그랬고

매년 그랬었네

 

추울때는 준비라도 하는데

봄인줄 알고 나온 사람들

갑자기 추워지면 속수무책이다.

 

특히 봄은 꽃나무도 속게 한다.

봄이온줄 알고 핀 개나리가

핀채로 눈을 맞는 장면

 

목련꽃이 피다 얼어버린 모습

난방도 안해주어

오들오들 거린 날들

그날은 뼈속 까지 시렸다.

 

오늘은

이런 생각이 든다.

봄에 속은 것이 아니라

봅이 빨리 오기를 희망하는 마음

그 마음이 더해 속는 다는 것을

 

꽃샘추위가 있다는 것은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

수년간 내려왔건만

봄은 기다리는 염원 때문에

눈멀어 살을 드러냈다는 것을

 

오늘은 지난 가을에 입다 사무실 옥장에 넣어 둔

후레지아 색 셔터를 걸쳤다.

내마음은 벌써 봄이다.

 

봄비가 봄은 준비하는 나무와 흙에

물조리개가 되어

흩뿌리고 있다.

 

내일은 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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