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범죄

이런 지휘는 처음이라서

마루치아라치맘 2017. 11. 22. 20:06

이런 지휘는 처음이라서..”

 

경찰청 밴드에 올린 글을 보면서

새삼 지구대 경찰관이 사소하고 궂은 일을 하면서

국민들과 최일선에서 함께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민의 고충이 가장 직접적으로 커밍아웃되는 곳

돈을 받지 못한 사연과 함께 하는

경제팀에 대해서는 언급된 것이 없어

경제팀의 자질구레한 사건 하나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스물 살 조금 넘은 여자 아이는 부모도 없습니다.

단지 몸뚱이 하나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 아이는 유흥 접대부 쪽으로 일을 하게 되었고

소개업자인 악덕포주는 업소에서 선불금을 받고,

아이는 고용된 업주에게 차용증을 적어주었습니다.

업소에서 일을 도저히 견디지 못해

그 아이는 업소를 나왔습니다.

 

업소 업주는 선불금 사기로 아이를 고소하였습니다.

그 아이는 수배되었다 검거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경찰은 차용증 등을 근거로 합의를 하라고만 하였지,

그 아이의 이야기는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변소할 줄도 몰랐습니다.

어쩔 수 없이 소개업자와 합의를 하고,

그 아이는

소개업자가 알려준 다른 업소에 일을 하게 되었고,

선불금은 소개업자가 받고, 차용증은 그 아이의 이름으로 적었습니다.

 

그 아이는 또 일을 하다 못견디고 나왔습니다.

두 번째 업소는 그 아이를 선불금사기로 또 고소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 아이는 수배가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또 일정한 주거없이 살아가다 검거가 되고, 벌금3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아이는 변소하였으나 경찰관은 합의하라고만 하여

그 아이는 더 이상 경찰관을 믿지 않았습니다. 벌금3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악덕업주에게 또 다른 차용증을 작성해주었습니다.

아이는 또 벌금을 내지 않아 수배가 되었고

가족과 집이 없이 하루하루를 떠돌아 사는 아이는 그것조차 몰랐습니다.

 

"Bar"에서 영업사장으로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업소에 손님관련으로 업주가 사기죄로 고소하였고,

참고인으로 영업사장인 그 아이가 경찰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벌금 300만원이 확인되어,

그 아이는 다시 구치소 수형되었습니다.

업소주인은 아이가 자기집에서 일을 하다 자기 업무의 참고인으로 조사받다

벌금내지 못하여, 도의상 면회를 갔고

그 아이는 벌금을 대납해주면, 업소에서 일을 하면서 변제하고, ‘엄마에게 이야기 하여 빠른 시일 내에 변제하겠다, 친구에게 빌려준 돈이 있어 받으면 바로 변제된다.’는 등 계시지도 않은 엄마, 친구를 대며,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같은 시기,

이전 악덕업주는 마약 등으로 구속되어, 소지하고 있던 백여 건의 별건 여종업원 차용증을 가지고, 전부 고소하였고, 그 틈에 그 아이도 있었습니다.

아이는 구치소에서 나와 "Bar"에서 일을 하였으나

수입이 없어, 월급을 받지 못하고, 업주가 계속 벌금 변제하라고 하여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업주에게 이야기없이 나왔고, 업주는 고소하여 그 아이는 수배가 되었습니다.

또 검거가 되었습니다. 그 사건을 저가 담당하였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여느 경찰관처럼 차용증 등을 보고 그 아이에게 해결을 하여, 합의하라고 하니, “경찰은 무조건 합의하라고 하네요,”라고 하고는 말문을 닫았습니다.

그 아이의 전과기록은 악덕업주로 인해 2개의 벌금 전과가 있고,

또 하나의 사건으로 수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사건기록을 보니 한 악덕업주에게 피해 입어 연결고리고 연결된 사건이었습니다.

그 돈의 흐름이 전부 악덕업주에게 간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 검거된 후

고소인 업주에게 한 달 이내 돈을 변제한다고 하였으나,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의 이번 사건을 합의하지 않고, 기소하면 벌금 500만원은 나올 것 같고,

그 아이는 풀리지 않는 매듭을 안고, 살 수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약정기일동안 업주의 차용금 중 50만원 정도는 변제가 되었으나,

나머지 250만원은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업주와 아이의 대질조사를 통해, 업주에게 동업을 하면서 일을 하였으나,

이득이 없어 월급을 주지 못한 점 등을 들어, 100만원에 합의를 유도하였고,

업주도 본 조사관의 이야기 등을 듣고, 3주 뒤 약정한 금액을 변제하면 합의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조사계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이상한 지휘를 건의하였습니다.

합의가 되면, 불기소, 합의가 되지 않으면 기소라는 내용의 지휘건의서 이었습니다.

 

검사는 3주 동안 지휘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침 9시에 전화가 왔습니다.

합의가 되었냐.고 물어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검사의 내용인 즉

이런 지휘는 처음 받았고, 당황하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대답했습니다.

 

그 아이는 값을 능력도 없이, 벌금을 내지 않고 노역 살지 않으려고

업주에게 거짓말하여 벌금을 대납하게 한 것은 맞으나,

벌금이란 형이 악덕업주에게 끌려 다니며 억울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업주의 억울함을 대변해줄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억울한 벌금 수배가 있어,

구치소 수형되었고, 업주도 값을 능력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도의상 대납해 주었고,

영업사장이라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어서 일을 하게 하였으나, 며칠 일안하고 가버렸다고 하나, 이익이 없어 아이가 값을 방법이 없어, 말없이 업소를 나갔고,

이후 변제하려고 하나, 형편이 안되어 약정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검사는 단호히 그렇다고 죄가 되지 않는 것 아니잖아요?’

라고 반문한다.

'예 맞습니다. 값을 능력도 없고, 거짓말한 것 맞습니다.'

나는 예 그럼 기소의견으로 송치할게요.

…….

 

그리고 잠시후 검사가 전화가 왔다

고소인에게 연락하여, 설득하였고, 고소취소하기로 하였다고 하면서 고소인에게 합의서 받아, ‘불기소의견으로 보내주세요라고 한다.

 

검사의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내가 아무리 조사에 인과관계를 적어도 나는 기소권이 없는 경찰관이다.

나는 그런 나의 마음을 검사를 대변해서 깨알같이 적었던 것이다.

검사도 그 내 마음을 그대로 느꼈던 것이다.

너무 기뻤다.

 

한 번 더 그 아이를 불렀고, 업주를 불렀다.

그 금액에서 다시 반으로 줄여 원만히 합의가 되었다.

 

고소인은 나에게 묻는다.

왜 저런 아이를 감싸느냐

나는 웃었다.

 

예쁘잖아요?’

 

업주는 '뭐가 예쁘냐?'고 반문 한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도 내사건 으로 인해 그 아이를 처음 알았고

내 눈에는 예쁘고 아프네요.’

 

그 아이는 나도 검사도 고민한 것은 모른다.

저장된 업무용 휴대폰번호가 있다.

그 아이는 단체카톡으로 다함께 차차차등 게임을 보낸다.

 

그 아이를 위해 나와 검사가 노력한 것을.

그 아이는 내가 원하는 대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 아이는 자신이 불기소 처분 받은 것도 모를 것이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도......

 

이 글을 쓰면서

그 아이가 보낸 카톡 게임을 본다.

그 아이의 닉네임은 “devil"이다.

 

나는 희망한다.

그 아이가 정말 잘 살았으면 한다.

 

그리고 조만간

그 아이의 카톡 닉네임이

“engel, hope, happy,"등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

좋은 날이 되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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