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평...

김성종의"계엄령의 밤"을 읽고

마루치아라치맘 2017. 11. 16. 14:13

광복이 되고 72년이 지났다. 6.25전쟁이 일어나 무수한 양민이 학살되었다. “빨갱이때문이라는 교육만을 받았다. 어린아이가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외치고 죽었다"는 말을 애국가 가사만큼이나 반복하면서, 68년생 나는 성장했다.

41년생인 작가는 그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불편한 진실을 광복 후 나이만큼 지나서 말하고 있다.

해방이 되고, 일제잔재 청산을 하지 못한 채 6.25전쟁이 일어났다. 미군정에 편승하여, 군부독재가 이루어졌다. 역사의 원죄를 처리하지 못하여, 6.25라는 아픔을 겪었다. 미군정을 등에 업고 권력을 잡은 사람들, 그들의 국가건설을 위해 공산주의가 뭔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빨갱이라는 덫을 씌워, 많은 선량한 양민이 총살을 당했다.

 

일제의 앞잡이를 청산한 후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의식을 가진 청년 조남구빨갱이로 지목받아, 쫓기는 신세가 된다. 48년에 태어난 아들, 그의 처 목화, 30년 한세대 동안 일어난 한가족의 한맺힌 이야기를 그렸다. 그들을 통해 역사의 진실을 말한다.

빨갱이를 검거하여 권력을 잡으려는 한 남자, 그에게 조남구는 권력을 잡을 발판이었다. 그는 빨갱이 남편을 둔 목화를 폭행하고, 수차례 강간을 하였으나, 그녀가 발설하지 않자, 결국 3살 된 아들에게 위해를 가한다. 남편을 살려준다고 꼬드겨 은신처를 알게 된다. 남편은 통통배에서 여러 명이 묶여 총살당한다. 그 사실을 알고 목화는 그 남자에게 뜨거운 물을 퍼붓는다. 25년의 징역을 산다.

 

아들은 부모 없이 성장한다. 한세대가 지나 80년 독재자들은 기어이 계엄령을 선포했다.

아들 문도는 권력유지를 위해 군부를 끌어들인 독재자들로 인해, 임신한 여인을 잃는다. 이 모든 것이 독재자 때문이다는 것을 깨닫고, 독재자를 죽이는 조직에 가담한다. 한사람이 변절했다. 국가보안위원회에서 만든 북한에서 내려온 대통령을 죽이려는 간첩이라는 명분으로 검거된 동료들은 사형을 당하고, 아들 문도는 도망자가 된다.

계엄령이라 군인이 양민을 총살하는 것이 자유로웠던 시절, 잡히면 사형이다. 그 덫을 피해 도망 다니다가 통행금지에 묶여 사창가로 피신한다. 그곳에서 목화를 만난다. 부모를 전혀 알지 못한 아들 앞에 목화는 과거의 아픔을 이야기 한다. 하룻밤을 묵고 헤어질 때 그녀는 말한다. ‘죽은 남편이온 것 같았다고 여운을 남긴다.

문도는 조국을 버리고, 살기위해 일본으로 밀항하고, 외삼촌을 통해 목화가 친어머니인 것을 알게 된다. 다시 한국으로 밀항하여, 어머니를 찾아가나, 한달전 군인에 쫓긴 대학생을 보호하다 총에 맞아 죽은 것을 알았다. 어머니 시신을 찾으러 경찰서 갔다가, 간첩으로 수배된 자라는 것이 발각되어 총살당한다.

 

아버지가 되고 아이가 자라 30살이 될 때까지 이야기, 기득권, 미군정을 등에 엎고, 권력을 쟁취한 그들이 무늬만 민주주의를 외치며, 군부독재를 하였다.

72년이란 세월, 그 삶을 산 사람들이 아직도 살아있다. 역사의 목격자가 있으나, 독재자의 총으로 진실을 막았었다. 진실을 알고도 말하지 못한 언론, 작가, 기자들, 하나 둘 가슴속 묻어둔 사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이런 역사의 아픔, 누구의 책임일까!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공산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해방되자 양심에 따라 동조했던 무수한 양민들, 권력의 노리개가 되었던 사람들, 그리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빨갱이로 만들어졌던 무수한 양민들, 다시 한 번 그 역사 앞에 고개를 숙인다.

그 역사가 독재자의 한사람 책임으로만 되돌릴 수 있을까!

 

만약 그때 해방되고, 독자적으로 일제의 앞잡이를 처단하였다면, 지금의 이곳은 어떠할까?

왜 우리는 또 다른 지배를 받았을까. 남북이 나뉘어서, 왜 서로가 적이 되었을까. 자문해 본다. 참으로 어리석은 역사이다.

권력자에 의해 감추어진 역사를 하나 둘 펼쳐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권력 뒤에 바쳐진 꽃다운 사람들의 피눈물, 그 피는 마르지 않고 흘렀다. 수많은 소설을 히트시킨 76세 노작가가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표현으로 그 나이만큼의 권력자에 매장된 진실을 목 놓아 소설로 그려냈다.

한세대, 부모와 아들이 겪은 휘둘린 아픔을 조명한다.

 

역사가 바로 서지 않으면, 권력자가 전하는 것이 역사가 되어 흐른다. 사실을 말하는 그의 진솔한 역사소설 앞에, 진실의 피를 표현하는 그에게 경외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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