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할아버지
인감도장을 분실해 다시 만든다
면사무소직원
앉아서
지문 찍으라고 한다
잘못 알아 들으셔서
이중의 노력이 든다
이미 창구직원의
얼굴에 영혼없다
패드를 가르키며
서명하란다
어른신
머뭇거리신다
어 ㆍㆍ
'어디 종이도 안주고'ᆢ?
주인앞이라 눈치보고
머뭇거린다
여하튼 펜처럼
생긴 것을 일단 쥐고
한참 패드를 보더니
한자로
이름을 꼭꼭 누르며
작성한다
면 창구직원은
한자를 적는것에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
점심시간이 다되었는데 ㆍㆍㆍ
ㆍㆍㆍ초조
이어르신 빨리 가셔야하는디
오직 그마음이 보인다
영혼없이 응대한다
그앞에선 노인은
눈치밥을 먹는다
어르 신은
떨리는 손으로
귀중하게
인감증명서 발급에
서명한다
진짜 불친절하다
물론 나이드시고
귀가 어둡고
이해력이 떨어져
두배로 힘드나
그로 인하여 월급받는데
ㆍㆍ
직원이 주인이고
민원인이 머슴 이다
어르신은
나름대로
소중한 서류 인지라
꼼꼼히 패드에 적힌
서명을 바라다 본다 ᆢ
좀더 친절해야겠다 ᆢ ᆢ
영혼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