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입니다.

1981년 3월 의 교실모습은 인격모독이었다.

마루치아라치맘 2017. 7. 25. 20:32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가장 감수성 강한 중학교 2학년 교실

새로 선 담임 선생님이

교탁에 서서 학생들에게

해당되면 손을 들란다.

 

"엄마없는 사람"

"아버지 없는 사람"

"아버지가 대학교 졸업한 사람"

이하 순서대로 "아버지가 고등학교, 중학교, 국민학교, 무학 "

"집에 자가용 있는 사람"

"집에 피아노가 있는 사람"

"집에 칼라텔레비젼이 있는 사람"

그렇게 물었나 보다.

 

그때는 몰랐다

손을 왜 손을 들어야 하는지

부끄러우면 손안들어도 되는데

왜 들었는지

왜 손을 든 친구들을 보며

동정하고, 부러워했는지...

그런 요령이 없었다.

 

애들은 시키는대로, 손을 들었다.

친구는 부끄러움으로

친구는 당당함으로

 

그때는 몰랐다

왜 묻는대로 손을 들었는지

그리고 손끝에 아픔이 있었는지

그렇게 아픈 교실이었다.

 

보석같은 아이들 마음에

그때부터 세상살이의 상처가 있었다.

 

아버지 없는 애는

동정의 대상이었고

경계의 대상이었다.

 

자가용이 없는 친구는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때 부터

콩쥐와 팥쥐처럼 이분화되었다.

그렇게 아이들은

신학기부터 선생님의 물음따라

분류되었다.

 

가난은 부끄러운것

부자는 부러운것

그렇게 차별화 되고

서열화 되는 것을

반항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그랬나보다

그런 부끄러움 없애기 위해

치장잘되기 위해

공부를 했다보다.

 

그때

왜 선생님은 그렇게 했을까

왜 그렇게 나와 너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을까

그렇게 인격모독을 당한

친구들이 이제 엄마가 되고

선생님이 되었다.

 

친구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렇게 고통받았던 우리세대는

과연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고 있을까

 

지금은

지금도

우리는

나쁜 짓인줄 모르고

행하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또다른 과거의 아픔으로

새겨버린 그 무엇이

얼마나 있을까

 

 

만연해져 있는 문화에

나는 얼마나 젖여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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