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봉하마을을 다녀와서

마루치아라치맘 2012. 1. 28. 23:12

 

봉하마을을 다녀와서

일시 2012. 1. 28

장소 경남 김해 진영본산리 94-10

가족들과 함께...

 

 

 

 

 

 

 

 

 

 

 

 

 

 

 

추운날씨다

아침 7시에 일어나 김해로 향했다.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의 생가를 다녀오기 위해서이다.

 

2009년5월 나는 김해에 사는 친척집 아이가 태어나 산모와 아이를 보기 위해 가던 중, 그 시간 노무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을 라디오에서 접했다.

김해로 가는 승용차 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김해 친척집에 가는 도중  당신이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진 것이다.

 

 

가는 길이 너무 무거웠다.

 

 

예전 초등학교 다닐때 장래의 꿈을 물을때

가장많은 친구들이 '대통령이 꿈'이라고 하였다.

대통령은 최고의 직업이고 희망이었고, 무소불휘였고, 신적인 존재였었다.

그때가 박정희 대통령 정권의 막박지였다.

16년 동안 대통령 자리를 고수해 오면서

철저히 완벽한 대통령으로 낙인된 박정희 대통령을

뉴스때마다 매일 보던 나는ㅡ 그리고  친구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가장 위대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12.12사태, 광주사태, 전통, 노통을 거치면서 민주화가 일어났고

김영삼, 김대중대통령이 바톤을 이어받고,

20년 넘는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통령이 되었다.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당신은 부르짖었다.

인권변호사, 청문회 스타로서 급부상하여, 당시 민주화의 물결로 만들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공화국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노사모의 노란색이 전국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기존 보수, 권력의 반발 앞에서 신진 정치인들은  많은 착오를 겪어야 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게 되는 수모를 겪기도 하였다.

기존 권력의 교두보인 검찰, 무소불휘의 언론에 대항하다, 결국 그 보수의 힘을 무너뜨리려하다가 그는 많은 독설을 들어야 했고, 기성정치와 다른 것을 기대한 국민들은 같은 전철을 밟는 정치에 실망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후5년 대통령을 하고,  물러나고  그는 그의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에서 자리를 잡았다.

당신의 공화국 때의 비리가 하나 둘 들쳐지고, 부하들, 가족들이 하나 둘 검찰로 이어지고, 마침내 당신의 사랑하는 형이 구속된다.

전임 대통령의 직분으로 검찰에서 밤샘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당신의 아내도..

 

그는 새벽 봉하산을 오르고,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졌다.

 

많은 국민들이 울었다.

그리고 조사받던 모든 사건들은 조용히 묻혔다.

죽음의 힘이 그렇게 강하였던가....

 

그는 바보였다.

청와대를 나왔으면, 새로운 주인에게 이 나라를 맡기고 쉬다가 새주인이 조금 안정될때 자신이 모습을 드러냈더라면 그런 바보짓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인데

무엇이 그리 급해서 무엇이 그리 열정이 강해서

그는 바보짓을 하였던가

 

그렇지만 나는 그가 밉지 않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다.

봉하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밀짚모자를 쓴 그의 모습이,

어슬프게 쌍거풀한 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때 당신을 뵙지 못해, 그 안타까움을 가슴에 안고

오늘 가족들이랑 그곳을 다시 밟았다.

당신이 원하던 초라한 무덤, 비석도 없이 돌하나만으로 단장된

그 무덤, 그리고 길따라 사람들의 소리를 담은 벽돌들, 국민이 참여한 박석 15,000여개가 무덤가는 길을 채웠다.

그 박석 한장 한장에 참여한 국민들의 소리가 담겨 있었다.

남방식 고인돌 형식의 무덤, '너럭바위'라고 불렀다.

 

이른 아침  헌화대에  아이들과 나는 국화꽃을 놓고

묵념을 하였다.

 

유달리 봉하마을에 참새가 많이 지저귀었다.

또한 상징인 노란바람개비는 멀리서도 열심히 돌고 있었다.

 

부엉이 바위는 접근 금지라는  폴리스 라인이 그어져있었다.

 

그 곳에서 내려보니 돌하나로 당신의 몸을 가린

너럭바위로 단장한 당신의 무덤이 바로 보였다.

그리고 당신이 꿈꾸던 논길도

 

노란바람개비는 주인을 잃고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다.

봉하찰보리로만든 봉하빵과

자원봉사하는 아저씨가 무료로 만들어준 노랑 바람개비를 하나씩 잡고

봉하마을 바람을 맞으며 돌려본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잘 돌아가는 바람개비는 처음이라고 한다.

아저씨의 정성으로 즉석에서 만든 바람개비와 봉하빵을 들고

차에 올랐다.

그리고 부산으로 또다른 가족 나들이를 하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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