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합사무감사였습니다.

마루치아라치맘 2008. 11. 3. 22:54

종합사무감사가 끝났습니다.

특히 서무부서에서는 서류를 제출하느라고 정신이 없었고

많이 걱정도 했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경찰이되었을때 스티커 발부등 경찰의 권위만을 생각했는데

막상 경찰에 몸담고 보니

권위 위에 감사가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달콤한 것뒤에 이빨이 �는것 처럼

달콤한 비리, 구태의연한 행태 ,그 뒤에는 항상 감사라는 독거미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처음에는 불만이었습니다.

민원부서에 근무할때 감사때면 정신이 없었습니다.

여하튼 열심히 해도 어딘가 누수가 되어 터지고..

ㅋㅋ

그러다가 몇번 감사를 받아보니

관행적으로 해오던 주먹구구식 행정은 감사때 하나씩 베일이 벗겨지더군요

아마 일선에서 일하던 분들이 감사를 하기때문에 누수된 부분을 체크해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는 나의 앞에있는 근무자가 해오던 것 원칙 따지면서 다시 체크해도 항상 무엇인가 잘못된것이 있네요

이것이 행정업무의 어려움인가 봅니다.

경찰업무는 감사를 받으면서 하나씩 깨닫게 되더군요.

경찰서뿐만아니라 구청에도 직원들앞에있는 무수한 서류들을 보며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생각해봅니다.

이제 업무를 하면 감사에 걸리지 않기 위해 일을 하게 됩니다.

감사에 안걸리기 위해 원칙대로 업무를 하면서 "처음엔 내가 왜이렇게 근무할까, 이런자세가 맞는가"라고 의구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같은 업무라도 나름대로 융통성을 주면 민원인이 편하고, 업무효율도 있는데도 융통성을 두지 않고,  감사에 안걸리게 하는 것을 제일위에 두고 근무를 하고 있었으니깐요.

자꾸 그렇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제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나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 원칙대로 한다. 그것을 민원인에게 설명하고 원칙을 요구한다.

그 과정에서 최대한 겸손한 자세로 말을 하며 상대방 말을 받아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원칙을 너무 세우면 욕을 얻어먹었습니다.

민원인에게 뿐만 아니라 동료에게도...

그렇지만 원칙을 지킬줄 아는 사람이 생명도 길고, 나중에는 돋보이게 되더군요

물론 원칙을 지킬려면 원칙을 설명해주면서 민원인을 설득하여야 합니다. 나의 업무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있어 합리적으로 원칙안에서 일을 할수 있는 자질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말실수를 하여 민원도 맞게 됩니다.

그런 것을 몇번 겪고 나면 말실수도 줄어들고

원칙대로 나름의 소신껏 근무를 할수 있게 됩니다.

경찰은 어쩌면 세상의 다른 조직보다 원칙이 앞서는 곳입니다.



요즘 연이어 경찰 고위간부들이 연류되어, 사람들이 손가락질합니다.

"너거 수사권 독립하면 경찰 수뇌부들이 또 지시하고 간섭할려고 하지.....“

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우연히 나타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자체부터 더 원칙을 지키고, 담당 업무를 맡은 사람이 자신의 업무에 소신을 갖고 원칙대로 일한다면, 분명 이번과도 같은 사태는 막을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한 문제가 나타난 원인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경찰은 간부와 비간부 사이에 벽이 너무 단단합니다.

벽이 단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장님들 혼자 점심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식사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처음 경찰에 왔을때 과에서 전직원이 식사를 갔답니다. 순경부터 총경까지 있었어요 그런데  순경이 밥값을 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20년전에는 그랬습니다.

물론 지금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많은 직원들  마음엔 그런 마음이 숨어있을꺼 같아요

애들 학교에 가면 선생님에게 그냥 오면 안될꺼 같은 것처럼...

선생님들은 우리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인데도...

우리 애들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선생님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은 촌지등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우리의 계장님도 과장님도 부하직원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같이 점심도 나누고

서로의 업무에 대해 어려운점 이야기 하고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렇게 간부 비간부 일반직 모든 근무자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각자의 업무분장에 최선을 다할때 우리자신뿐만아니라 세상의잣대로 재어도 당당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높은 분들과 식사하면 배가 안부릅니다. 왠지 꼭두각시 같은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물론 그래서는 아니되는데 아직도 경찰은 내부에서 일제 식민지 근성이 있나 봅니다.

경찰 내부에서 계급사이에 허물을 벗고 나서야 비로서 수사권 독립이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업무를 하면 실무자의 마음과 간부의 마음에 많은 차이가 있는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경찰청 마음, 경찰서 마음, 지구대 마음이 각각 따로 움직일때가 많습니다.

아마 계급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계급보다 중요한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업무는 경찰서에서 혼자 뿐입니다.

그 업무에는 계급이 개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맘으로 각자 자기 업무에 충실하다 보면

경찰내부에 보이지 않는 단합이 되고, 세상 어떤 일들이 발생해도 상사는 자신의 부하를 막아주고, 부하는 상사를 최대한 막아주며 서로 어려운 시련을 이겨낼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이런생각을 합시다.

내가 하는 업무는  우리경찰서에 나혼자 업무분장 받은 것으로 내가 원칙을 준수하면서, 일해야 우리 계장님, 과장님, 서장님, 그리고 청장님도 보호해준다. 경찰전체가 자전거 바퀴처럼 돌아가는 거라고..

지금 모든 개개인의 성적이 전산으로 저장되어 계산됩니다.

몇 년이 지나면 정말 열심히 소신을 갖고 업무를 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조직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자신도 저의 성적을 하나씩 입력하면서 그런 위협을 느낍니다 나이는 많아지고 젊고 능력있는 후배는 들어오고...


직원여러분 화이팅..하나됩시다. 같은 마음이 됩시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뭉칩시다.

뭉쳐야 삽니다...

우리가 “수사권독립”이라고 하면 세상 사람들은 “집단 이기주의”라고 손가락질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경찰자체의 문제가 경찰의 문제로만 보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소리를 낼수 있도록 다시 한번 새마음으로 하나됩시다.

열심히 일하고,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인정받는 그런 조직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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