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입니다.

가을날의 기도

마루치아라치맘 2011. 10. 15. 11:30

 

부지런한 사람이 있어

9월이 되자

노랗게 익은 가로수에

익은 은행을 턴다.


부지런한 사람이 있어

새벽일찍 일어나

남보다 몇 시간을 알차게 보내며

잠꾸러기들의

반나절 일을 해치운다.


게으름은

니코틴 처럼 자꾸 늘어가는 법

그리고 증표처럼

뱃살을 달고 산다.


살면서

한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

늘 달린다.

100미터 달리기

기록을 재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나는

쉬임없이

달리기만 할까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듯

이겨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아우성이

나를 쉬지 못하게 한다.


그렇다고 내가 명예도

돈도

그리고 사랑도

미흡한데...


어느덧 흰머리 카락

아롱거리고

목에는 나이만큼의

주름이 진다.


오늘도

나는

실무를 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그저 평범한 나의 자리다.

그래도 나는 아직도 쉬임없이

무엇인가를 갈구한다.


왜!

왜 ?

왜......

그래야 잘살꺼 같아서

한번 뒤쳐지만 못따라 갈꺼 같아서


누군가가 나에게 말한다.

"아줌마,당신몸에 병이 오면한방에 날아가는 것이인생인 것을

왜 그렇게 달리는가요, 쉬세요 쉬세요.놀아요 놀아요 보다 젊은 날에"


그렇지만 나는 또 달린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도 달린다.

죽음앞에 누구도 자유로울수 없듯이

죽지 않으면

정말 아파 일어나지 않으면

오뚝이 처럼

일어나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렵니다.


니코틴 처럼 게으름이 내몸에 갇히는 모습

나이든 여자의 뱃살처럼 내몸을 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신이시여...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

이 아름다운 가을날

넉넉한 웃음으로

인생이라는

긴 거리를

한결같이 달릴수 있도록

밝은 눈, 건강한 심장

강인한 의지,


그래도

저에게 주고 싶다면

행운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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