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살아가는 이야기

마루치아라치맘 2011. 8. 17. 05:46

몸만 집에 있고

마음은 이리 저리 떠돌아 다녀온 시간들

아마 그 병은 태어날때부터 걸려 있었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오는길

나는 여느때처럼 걸어왔다.

대명여중에서 대명11동 집까지였나보다

 

그때 엄마가 어디선가 나를보고 따라왔다고 한다.

웃기는 건 엄마가 나를 부르지 않고

나를 지켜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집은 분명히 가는데

똑바로 안가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둘러갔다고 한다.

엄마는 집앞에 도착하자

걱정스런 목소리로

"선아 너는 왜 똑바로 걷지 않고 이리저리 돌아서 오니?"

 

지금 생각하니 그때부터 나는 도망가고 싶었나 보다

아니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었나보다

지금도 그 병은 진행중

마음은 자꾸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다.

그렇게 마음은 방황을 하면서

꼬박꼬박 집을 한번도 떠나지 않았다.

 

지금도 진행중.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고 싶어도

그 마음 잡고

언제나 사무실  집을 왕복한다.

시계추처럼, 버스처럼 노선이 정해진 길

보이는 건 그것뿐

그 세상이 내것인양

그래도 나름 이 길 저길 바꾸어 가며

가고, 오고 한다.

친구는 왜 그렇게 집에 연연하냐고 묻는다.

나도 모른다

그게 편하고 ,그게 내가 해야 할일같아서...

그 왕복길을 떠나 먼길로 가면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니깐

애들의 나태한 모습을 보며

그 아이들을 잡기위해 내가 있다고 생각하니

내삶이 후회스럽기도 하다.

나는 아직도 재능과 끼가 많은데

이렇게 아이들과 같이 모여앉아

돌아올수 없는 못에 갇혀 공동으로 침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의심반으로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 조금 알꺼 같다.

결혼 15년이  되어가는 지금

엄마라는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그 지키는 자체만으로도 위대하다는 것을..

 

가족에게 주는 시간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것을

대통령이 되는것 보다

그 무엇보다

가족과 같이 있는 것이 가장 소중하고, 가장 의미깊다는 것을

더 깊은 사랑이라는 것을

 

그것을 모르고 방황하고 있는 우리 출이네 형제들

언니도,오빠도, 석이도, 나도

그것을 모르고 방황하고 있나 보다

울 엄마도 그렇지 않았을까

끝까지 우리를 떠나지 않았던 당신이

오늘 아침 새삼 그립고

외할머니 생각하며 눈물짓던 그 모습 애닯다.

아버지 잠못주무셔서

마루에서 새우잠을 자던 엄마의 모습

그 긴 시련

할머니 술만드시면 억지를 부리던 그때 그 모습

아직도 생생한데

내마음속의 엄마

"선아"라고 너무 구슬프게 날 불렀던 엄마

엄마는 지금 우리 출이네 가족들 모습을 보며

무슨생각을 할까...

한세월 우리를 기다리며 살아온 엄마였기에

이 아침 엄마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해본다.

그래도 엄마보다는 내 삶이 자유롭다는 것이

엄마에게 덜 미안하네

언니, 오빠 그리고 석아

재밌게 살자

너무 참지 말고

너무 갇히지 말고

재밌게 살자

엄마처럼

참고 살면  그 자리 지킬수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