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전국민학교 1학년 3반 박세정선생님을 그리며

마루치아라치맘 2011. 8. 17. 08:22

단 한사람이라도

내글을 읽고

공감하였으면 하는 바램

글로 서로 마음이 통하고 싶은 바램

홀로 산다지만  그래도 외롭기에

그 외로움 글로 나누고 싶은 마음

그것입니다.

 

내가 글을 쓴 이유는

겉치레와 명예가 아니라

내 마음을 나누고픈 작은 몸짓입니다.

 

오늘은 초전국민학교 1학년때

박세정 선생님을 그려봅니다.

당시 아버지가 같은 학교 선생님이라서

그 빽으로 한살일찍  들어갔어요

입학식도 없고, 그냥 책상에 앉아 공부를 했지요

글자도 못쓰고 연필도 못잡고

왼솑잡이라서 연필잡는 법부터

방과후 남겨서 가르켜 주던 선생님

방과후 1학년 선생님들이 한교실에 모여 이야기 나누면

나는 선생님께 공부를 배우면서 그 수다를 듣곤했었지요

그냥 유치원 가는 샘으로 학교를 덩달아 다녔답니다.

그때 선생님들은 고구마도 삶아 먹고, 옥수수도 먹고 그랬던 것 같아요

옆에서 얻어먹고

그러면 선생님이 노래를 시키면

"내곁에있어주""님과함께'"같은 곡을

율동을 곁들여 가며 부르곤 했습니다.

그리고 1학년을 마치고 시골소녀가  대구로 오게 되었습니다.

초전국민학교 세종대왕 동상앞에서

선생님은 나에게 성적표와 건강기록부를 만들어 주셨어요

그때는 그게 통했습니다.

그것을  주는 선생님의 눈에 눈시울이 ...

나는 울지 않았습니다.

대구에 간다는 이유에서인지 울지 않았는데

발길이 떠나지 않았어요

첫발령지에서  그 시골마을에서

유달리 나에게 정을 쏟은 박세정선생님

수소문을 하여 확인해보니 잠실에 산다고 하더이다.

그때 선생님은 참 복스럽게 생겼던 것같아

내 기억에는  배우 정윤희보다도 이뻤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아직까지 내마음에 진정한 사람을 주신 선생님으로 남아있습니다.

잘계시는지 ....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요

저 대구와서 많이 울었어요

3부제 콩나물 교실에서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교실

치맛바람이 극성을 울리는 그곳에서

한학기가 지나도 선생님은 저의 이름조차 한번 제대로 불러준 젓이 없었거든요

대구가 직할시 되면서

경북에서 대구로 오는 길을 막는다고 해서

막차를 타고온 나였기에

시골에 남겨둔 친구들보다

내가 낫다는 마음으로 으시대며

세종대왕 동상을 나왔습니다.

선생님은 우셨지만 나는 울지 않았습니다.

그기쁨도 잠깐

그 이후 나는 국민학교 시절을 외롭게 지냈습니다.

고독과 싸워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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