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입니다.

2011년 1월 겨울나기

마루치아라치맘 2011. 1. 16. 21:45

2011년1월 겨울 나기


하루 , 이틀, 사흘, 나흘,....

동장군이

바람과 얼음을 쏘아대며

서있다.


칼바람을 맞으며

한강에 취재하는 기자는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얼은 산야가

언제 꽃이 피었고, 낙엽이 졌었던가

잔설과 바람만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있을꺼 같다.


봄을 잃은 것 같다.

오던 봄이 길을 잃고 가버린 것같다.

움추린 어깨는 시리고 아프다.



지난 여름

너무 더워 숨이 가팠던 날들이


먼 먼 향수로 느껴진다.


올 겨울은

왜 이렇게 길고 지루할까


소, 돼지는 구제역으로 죽어하고

아니, 살처분 되고 있고,,

닭, 오리들은 조류인플루엔자로 살처분되고

인간만이 남아

얼은 산야를 붙잡고 싸우고 있는 것같다.


작년 겨울

우리는 신종플루로

그렇게 시련을 겪었는데

이번에 인간과 가장 밀접한

가축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왠지 무서워진다.


친구 집에 들렀더니

2일전에 애견가게에서 애완견을 구입하였는데

감기가 걸려 새로운 개로 바꾸어 왔다고 하였다..


애견가게 주인이

전에 살던 개 가재도구를

모두 세탁 및 소독 하라고 했다고 한다.


개집을 뒤집고 정리한다고 정신이 없는 친구 가족의 모습을 뒤로 하고

황망히 나왔다.


작년 폐렴으로 전이되어 사망한다고 겁을 주던 신종플루

신종플루가 걸린 사람을

멀리하던 기억이 난다.


동료가 감염이 되고 나서

그가 앉은 자리마저 피하던 그때가..


왠지 친구집 새로 온 개를 보면서

헐덕이는 친구 가족을 보니

왠지 사람과 가장 가까운 짐승인

개가 사람이 치룬 벌을

내림받아 당하는 것 같아

소침해졌다.


이 추운 날에도

따스한 자동차 안에서 드라이브하고

뜨거운 물, 따스한 방안에서

잠을 자는 우리

문명이 준 선물인데

왠지 그것이 고갈될 것같은 두려움이 앞선다.

너무 앞선 두려움일까....


세상이 꽁꽁 얼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인간의 마음은 이렇게 따스하고

우리 인간의 눈빛은 이렇게 반짝이고 있다.


그것이 감사하다.


인간이 너무 자연을 훼손해서

받는 업보라고 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빙하기가 온다고 하는 사람들의 소리도 들린다.


동장군이

위세를 떨치니

갑자기

우리 인간이 초라해진다.


봄이 그립다.

얼음이 녹고,

노랗고 빠알갛고 하얀 꽃들이

그립다.

파아란 나뭇잎도 그립다.


봄은 어디까지 왔을가?

봄이 너무 그립다.

“봄아! 빨리 와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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