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정독』
▶인간을 보는 여섯 개의 눈
지은이 : 박제
나는 그림을 모른다
천만원 , 아니 수억원을 들여가며 명화를 사는 사람들은 나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얼마전에 구스타프 클림튼전 전시회를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보러 갔다. 우리나라에도 그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선진화된 문물을 받아들이고 , 보고 접촉하는 과정에서 문화를 배웠기 때문이리라.
그런데도 아직 나는 그림을 잘모른다. 어쩌면 먹고 살기 바빠,돈에 눈이 멀어 살다보니 그런 것을 볼 마음의 여유와 시간의 여유를 갖지 못한것 같다.
한번씩 책이 나에게서 거부감을 느낄때 정신을 차리고 도서실에 가서 책을 고른다.
문득 내눈에 떠오른 책 한권이 있었다.
왠지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이 클림튼전을 할때 깨알같이 몰려들었던 우리 나라사람들의 모습 이었다.
그래서 이책을 읽으며 그림을 보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책 제목속에서 그것을 알려줄꺼 같은 기대를 하였다.
그리고 부제가 마음에 들었다. “인간을 보는 여섯 개의 눈”
작가는 그림을 단순히 그림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속에서 관점을 가지고 관찰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시종일관 잘모르는 세계사의 흐름속에서 작가와 함께 그림을 풀어나갔다.
이 책에는 많은 작가와 그림들이 나온다.
그렇지만 작가는 크게 6작가를 통해 시대상, 인간이 추구하는 모습 속 인간을 설명했다.
그리스, 로마시대의 영웅이 추락하는 모습속에서 그 시대의 신들도 인간처럼 욕심을 버리며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 예수와 그 제자들의 모습을 그리며 인간의 죽음이후를 설명하고, 죽은 후에 심판대에 올려져 자로 재를 판단해서 나쁜 사람은 지옥불로 들어가는 모습, 지구가 평평하여 지구의 끝은 낭떠러지라는 설이 지구는 둥글다, 그리고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하나의 행성에 불과하다라는 것이 입증되면서 하늘 은 높고 땅은 낮다 . 하늘을 높고 밝다. 땅은 낮고 어둡다. 그런 개념이 바껴 가면서 하늘의 수평선이 곡선이 되어 가고, 바다와 땅의 지평선도 곡선이 되어 갔다.
신 중심, 신화중심, 기독교 중심의 그림에서 세상은 점점 인간이 주인공으로 서있게 되었다. 인간이 그림을 감상하는 주체이자 그림의 소재가 되어 갔다.
그는 그림을 보는 여섯 개의 눈을 여섯 개의 화가의 그림을 통해서 보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첫째눈은 추락이다.
피퍼트 브뤼헐의 『이카로스의 추락』을 통해서 자만과 치우침에 대한 조짐, 위대한 신과 거대한 자연에 견주어 인간이 가진 한계를 보여준다.
1525-1569년 그가 태어나 죽은 시대, 역사적 인본주의 사상이 등장하는 시대, 종교적 해석이 바뀌고 일반백성의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하는 그림이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신이 저주를 받아 하늘에서 바다로 떨어지고, 땅위에 있는 농부는 그런것에 조금도 연연해 하지않고 농사를 짓고 있다. .더이상 신화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을 탐구하는 시대를 느낄수 있었다.
둘째의 눈은 증인이다.
장푸케의 『믈룅의 두폭 그림』을 소개하면서 진실을 아면서 말못하는 표정을 그려넣었다. 역사의 증인으로서 말하지 못하는 그런 표정을 그려놓았다.
셋째의 눈은 낙원이다.
폴 고갱의 『마나오 투파파우』라는 그림을 소개하면서 프랑스의 귀족사회를 박차고 그는 타히티 등으로 떠났다. 삶이 그의 작품만큼이나 처철했던 그는 죽을때까지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사랑해서도 아니고, 후대의 이름을 위해서도 아니었다. 처철한 삶속에서 그림을 그려서만 그의 고독을 이겨낼수 있었다. 그림을 통해 그림속 여인의모습을 그려내면서 그는 낙원을 만들어 내었다.
그의 낙원은 무엇일까
그는 하얀 백인의 틈을 벗어나 흑색의 여인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그의 그 모습속에서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와지고 싶어하는 것을 느꼈다
그의 삶이 예술이었던 것이다.
넷째의 눈은 심판이다.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의 『최후의 심판』이다.
종교가 낳은 예술의 꽃, 그림속에 예수와 12제자, 천사의 모습, 제단화를 주문한 사람들이 그림의 가장자리를 채운다.
신의 그림속에 인간이 끼어든다. 아마도 주술인것 같다. 그림을 주문한 사람은 신의 모습속에 자신의 모습을 넣어 내세의 안락과 현세의 부귀영화를 꿈꾸었으리라.
우리가 부적을 붙이고, 부처를 세울때 이름을 새겨넣듯이...
그렇게 신의 모습은 크게 부각되고, 그림속 위에 앉아있고, 혹은 중간에 앉아있다.
인간은 심판대에 올라 지옥으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 그림을 보면 살아서 육신의 세계를, 죽어서 영혼의 세계를 가지는 인간의 삶이 주마등처럼 돌아간다.
다섯째 눈은 빛이다.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아침해를 맞이하는 여인』이다.
여인은 아침해를 가득 받아들이고, 햇빛은 여인이 서있는 온누리를 채우고 있다. 인간과 장연과의 순수한 만남이다. 1774- 1840 프리드리히가 살았는 시기였다.
그는 19세기 독일낭만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최고의 예술가였다. 그는 빛을 통해서 음영을 나타내었다. 밝은 빛보다는 떠오르는 빛을 표현했다. 그의 그림에는 그냥 화폭에 칠해놓은 물감이 아니라 쏟아져 나오는 빛 그것이었다.그의 그림은 늘 조용하고, 비어있다. 동양화에서 볼 수 있는 선(禪)과 명상의 세계와 다름 없다.
이전까지 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한 인간의 못습은 없다. 인간이 자연과 자유롭게 서있는 모습을 그렸다.
여섯째 눈은 그늘이다.
조반니 도메니코티에폴로의 『신세계』이다.
그는 아버지 티에폴로의 명성에 묻혀 살았다. 아버지는 과거를 돌아보면서 베네치아의 전성기를 되찾으려 애쓰고, 아들은 앞날을 기다리면서 아쉬움 속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을 지켜본다. 그의 그림에는 가장어두운 곳은 가장 밝은 곳 아래 두었다. 그의 그림에서 베네치아와 카니발과 가면은 빼놓을수 없는 것이다.
가면은 사회조직에 의해 간섭받는 자신의 존재를 감춤으로써, 마음 깊이 깔려 있던 본능을 마음대로 드러낼수 있게 해준다. 자신을 숨기고 다른 사람으로 꾸며서 현실로부터 달아날 수 있다. 무너지고 있는 시대의 그림자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아버지의 이름에 가려진 도메니크의 참 모습은 가면을 쓴 등장인물과 다를 바가 없다. 또 막바지에 이른 베네치아의 분위기와도 그 맥이 닿았을 것이다. 게다가 신세계가 품은 뜻이 ‘뒤돌아 선 사람들’을 그리게 하는데 한몫을 거들었다고 한다.
신세계라 함은 이성과 과학이 앞으로 나아감에 다른 바깥세계의 발견이다.
작가는 이상과 같이 6개의 눈으로 작품을 설명했다.
이글을 읽고 나서 너무나 서양의 문화를 알지 못하는 것이 글을 이해하는데 더 힘들게 했다
서양문화는 동양문화보다 앞섰다. 동양이 정적인것을 갈구하고, 정적인 것만을 그림으로 그릴동안 서양에서는 무수한 신들의 모습, 신들앞에 인간의 모습, 모든 것을 파괴하고 가면을 쓴 인간의 모습, 그런 인간의 삶을 상세하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서양의 문화의 2가지 큰 기류, 그리스로마신화와 , 기독교의 문화이다.
그 터전위에 지동설 등 과학의 발전을 함께 생각하고 그림을 풀어나가니, 그려진 시대의 감동이 되살아나고, 작가의 뜻과 무의식을 캐어낼수 있을꺼 같다. 침묵하는 그림속에 감추어진 비밀을 캐내는 것 같았다.
진정 아름다운 것은 쉽게 느낌이 와닿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가 어려워 읽히지 않고, 그림이 어려워 이해할수 없다면 , 그것은 잘못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서양의 역사를 잘몰라서인지 조금은 어려웠지만 작가의 글을 정리해 가면서 느낀것은
참으로 그림에 대해 잘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의 삼각구도, 그림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땅의 모습에서 신과 인간의 모습을 느낄수 있었다.
육체와 정신을 함께 생각하고 , 만들어 가는 것이 인류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몇점의 그림속에서 역사를 보았고, 인간의 변화하는 고뇌를 느낄수 있었다.
그림에 대해 알고 싶은 분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나도 전시회에 가서 작가가 설명해준 방법으로 마음으로 그림을 차분히 분석해 보아야겟
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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