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족이야기

별이 없는게 아니라 불빛이 별빛을 삼키기 때문이야

마루치아라치맘 2012. 1. 25. 16:11

요즘애들은 낭만이 있을수 없다.

틈만나면 휴대폰에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이다.

새벽을 가로지르며

시골을 달렸다

 

성주대교를 지난다.

그곳을 지나면 대구와 경북이 분리된다.

그러면 네비의 여인은

멘토한다.

"여기부터는 경상북도 입니다.'

갑자기 아들이 휴대폰을 만지다 하는 말

음력 12월 31일

달마저 기운 날

새벽7시경

아스팔트위에서 그것도 승용차안에서

아득히 먼곳을 쳐다보듯

"하늘에 별이 없네요"

라고 한다.

아마 경상북도 라는 여인의 말에

갑자기 시골의 그림이 떠올랐나 보다.

 

운전대를 잡은 아버지는 아무생각없이 답한다.

'하늘에 별이 가득한데, 별이 보이지 않는 것뿐이야,

왜냐하면 불빛이 별빛을 못보게 막기 때문이야."

 

아무 생각없이 주고 받는 부자의 말속에서

나는 속물음 해본다.

'불빛이 별빛을 삼킨다. 그도 맞네. 예전에 거리에 불빛하나 없고, 캄캄한 밤중에

달빝과 별빛을 후라쉬 삼아 다녔겠지, 남편은 정말 시골에 살았다고 하는데, 그 빛이 유일한 빛이고 거대하게 보였겠지.'

떠올려본다. 2004년1월 1일 새벽 6시경

1월1일 해뜨는 것을 보러 산에 올라갈때

캄캄한 산길 줄지어 해돋이 보러 갔다.

 

인산인해였다. 대구사람은 다 온것 같았다.

좌우 앞뒤 사람들이 후라쉬를 들고 자기들 앞 길을 비춘다.

그 움직임 따라 후라쉬 빛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나는 그 흔들리는 빛때문에

차멀미 증상까지 일으켰다.

후라쉬 빛은 자신의 발만 밝게 하기 때문에

준비하지 못한 나는

그들의 각  빛에 가려 어둡고, 흔들리는 길을 따라가야 했다.

그래서 더 힘들었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해돋이 를 본 경험일 꺼다.

그 이후로 해돋이 보러 산에 가지 않는다.

 

'그래 맞다. 불빛이 별빛을 막아서 그런가 보다. 예전을 별을 헤면서, 달을 세면서 밤길을 걸었겠지

그런 노래가 많았는데 그런 시가 많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지갑처럼 휴대폰도 들고 다닌다.

심지어 후레쉬 기능까지 겸비해서 길을 비춘다.

아이들은 별빛, 달빛의 소중함을 모른다.

스르르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잠이 들었다.'

 

달빛과 별빛은 공유의 빛이었는데

지금의 불빛은 자신이 들고 있는 곳만 밝히고 그외는 더욱 더 어둡게 만든다. 착시효과다.

밝은곳에서 영화관으로 들어가면 어두워 안보이다.

조금 지나면 하나 둘 보이는 것처럼......

 

50살이 다 되어가는 남편의 그 대답속

예전 추억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 어깨위에 아들,  딸, 그리고 부모님들이 실어져 있고

그 무게에 지쳐 머리가 희뿌엿거리는 것을 너머로 본다.

남편은 생각하는 것 같다.

달빛 별빛보며

'예전 어릴때 엄마 손잡고 거닐던 그 고향길이 그립다. 그렇지만 지금은 달빛 별빛을 볼 필요가 없다. 차에는  전조등이 비추이고, 급할때는 휴대폰마저 빛이 되는 세상을 살고 있으니.'

 

고향길을 가는 새벽

유달리 예전

곰보처럼 별빛이 아른거린 그 하늘을 거리며

휴대폰을 들고 잠든 아이들을 살며시  뒤돌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