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입니다.

내마음 붙잡고 가는 길

마루치아라치맘 2013. 4. 9. 08:17

힘든 마음 담고

머뭇 머뭇 거리며

앞산 자락길

돌고 돌아

앞산의 어느 큰절

대웅전에서 스님의 염불소리가

또렷하게 다가선 그날

 

절아래지나가던 행인이 하나 둘

쌓아올린 나지막한 돌탑

그 위에

작은 부처가 앉아있다.

하염없이 발가는대로

자락길을 걷는

내가 서있는 자리같다.

 

딱딱한 돌탑에 앉아서

묵묵히 참선하는 부처의 모습

 

그런데 나는

부처의 저 평온함이 없는가

바람부는대로

햇빛쏟아지는 대로

그대로 변하는 무쌍한 내마음

그마음하나 추스르지 못해

 

오늘도 나는

하염없이 내마음만 붙들고

가고 있다.

 

내마음처럼

저  부처는 돌담위에 앉아

붙들고 있는 것이

우주라기보다는

부처의 마음인 것으로

느껴진다.

 

세상사람들에게는 우주를 탐하는 것으로 연기하며 사는

부처의 모습

내 모습과 같다.

마음은 욕정으로 가득찬데

선한 척 하는 내모습과 같다.

 

 

내마음은 우주보다

복잡하고 다난한데

부처도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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