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마음 담고
머뭇 머뭇 거리며
앞산 자락길
돌고 돌아
앞산의 어느 큰절
대웅전에서 스님의 염불소리가
또렷하게 다가선 그날
절아래지나가던 행인이 하나 둘
쌓아올린 나지막한 돌탑
그 위에
작은 부처가 앉아있다.
하염없이 발가는대로
자락길을 걷는
내가 서있는 자리같다.
딱딱한 돌탑에 앉아서
묵묵히 참선하는 부처의 모습
그런데 나는
부처의 저 평온함이 없는가
바람부는대로
햇빛쏟아지는 대로
그대로 변하는 무쌍한 내마음
그마음하나 추스르지 못해
오늘도 나는
하염없이 내마음만 붙들고
가고 있다.
내마음처럼
저 부처는 돌담위에 앉아
붙들고 있는 것이
우주라기보다는
부처의 마음인 것으로
느껴진다.
세상사람들에게는 우주를 탐하는 것으로 연기하며 사는
부처의 모습
내 모습과 같다.
마음은 욕정으로 가득찬데
선한 척 하는 내모습과 같다.
내마음은 우주보다
복잡하고 다난한데
부처도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