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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주인인 집을 만들자

마루치아라치맘 2013. 2. 27. 08:17

결혼 17년차 ,6번 이사를 했다.

 

3년에 한번씩 이사를 한 것이다.

 

짐을 풀었다. 놓으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옷도 없는데 오픈하면 왠 옷이 그리 많은지

왠 앨범은 그리 많고

왠 책은 그리도 많은지

왠 이불도 그렇게 많은지요

 

이사를 하면서

두식구가 늘고

이제는 서로 타인의 짐이 필요없다고 우긴다.

결혼하고 가장 두려웠던 것이 아이를 잉태하고 낳고 기르는 것이다.

그것을 다룬 책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에 관한 두꺼운 책을 보며

'이거는 이제 필요하지 않잖아'라고 핀잔을 준다.

그 책을 다시한번 더 들어본다.

내손에서 가장 사랑받고

내가 가장 의지한 책이라서

도저히 못버리겠다.

친정엄마가 안계셔서 더욱 신처럼 기댔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년된 저 두꺼운 코트도 못버리겠다.

엄마가 선보라고 꼬득이기 위해 사준 코트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물건들 하나, 둘

추억을 생각하니

몇년동안 손때묻지 않은

물건들이

다시 하나 둘 집안을 비집고 들어온다.

 

작은 집에 넘쳐나는 물건들을 집어넣는다고

밤새도록 애를 먹었다.

막상 버릴것이 없다...

 

 

여행을 다니면

항상 느낀다.

간단히 입을 옷, 여행할수 있는 여비

그리고 건강

그리고 여행할수 있는 여유만 있으면

세상이 모두 내것인데

왜 나는 물건에 그리 집착하는가

나는 그래도 많이 버린다고

물건에 덜 집착하겠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물건을 쌓고 있다.

 

시누이가 도와주러 와서는

'언니도 참 옷을 안버리네. 물건들 안버리고 모아두네.'라고

말한다.

핀잔을 듣고서야 곰곰히 생각한다.

 

어제 일단계 짐을 들여놓았고

오늘부터는 손때묻지 않은 것들을 정리하여야 겠다.

 

 

집이 주인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집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