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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서중학교 급식 전수검사 참여기

마루치아라치맘 2011. 9. 1. 06:05

 

 

 

 

 

 

 

 

 

 

 

 

1.  학창시절 학교급식에 대한 단상

 

7-80년 학창시절, 당시 가장 큰 부러움은 집이 부자인 친구들이었다. 공주같이 옷을 입고, 공주같은 집에 사는 친구들, 특히  이쁜 보온 도시락에 하얀밥이 단정하게 놓이고, 반찬통에 오뎅, 콩나물, 냄새나는김치류,콩류,멸치류가 아니라 듬직한 계란말이, 햄,소시지,고추장쇠고기볶음, 넉넉한 계란후라이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울엄마는 4남매, 아버지, 삼촌포함해 매일6개 심지어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제조공장처럼 7-8개의 도시락을 싸셨다.

 

가난한 살림에 대학보낸다고 허리싸매고 일하는 부모님 생각에 투정도 못하고, 한번씩 반찬통에 김치물, 나물물이 흘러 가방을 적실때, 슬며시 교실을 박차고,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굶기도 하였던 그때, 그시절

그때 나는 다짐했었다.

'내가 커서 엄마가 되면, 내 아이에게 가장 멋진 도시락을 싸줄것이라고."

 나의 학교급식에 대한 단상은 이런 것이었다. 상처가 부러움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런 아픈 학창시절마음을 담고 딸아이가 공부하는 월서중학교급식전수검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2. 학교급식에 대한 현 사회적 현상

 

학교급식 무상 찬반론이 정치생명을 상징하는 것처럼 되며, 싸우고 있다.

심지어, 오세훈서울시장은 자신의 직을 걸고 서울시민이찬반투표까지 하였다.

개인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아이들학교급식은 무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말 한달에 3만원도 채 안되는 급식료를 낼수 없는 가정이 있고, 그런 가정에 급식비 무상은 가뭄에 단비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들의 꿈인 아이들에게 사회에서 복지차원에서 급식을 제공한다면 정말 행복한 나라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의 문제가 대두되지만, 다른 곳에서 세금을 더 내고,   급식은 무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자식을 둔 부모의 바램이다.

 

또한, 이야기 되고 있는, 형편에 따라 차등으로 학교급식비 무상, 유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 상처를 주게 된다고 본다.  정치인들이 나라운영비를 잘 조정해서 좋은 복지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3.  전수검사에 참여하고 나서

 

딸아이 학교에서는,  학모들이 매일 한명씩 돌아가며 급식전수검사에  참여하고 있다.

나의 당번이되어 급식실에 들어갔다.

학생 1,600여명이 먹을 점심 한끼를 준비하기위해 아침8시부터 6명의 조리원이 정신없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소독하고 건조시킨 깨끗한 모자, 앞치마, 조리사복, 고무장갑, 장화를 신고 일을 시작했다.  자재들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고, 기름때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늘 필요한 식자재가  납품업체로부터 들어왔다.

납품식자재는 입찰에 의해 이루어지고, 최대한 신선하고, 냉가공식품을 지양하고, 생식품을 사용하려고 노력한다고 하였다.

주문한 식자재가 들어오면, 영양사 선생님과 조리사는 제품 하나 하나에 대하여  가공일자. 포장상태를 꼼꼼이 확인하고, 야채류 등 가공되지않은 식품은 일일이 점검을 하였다. 간장, 식용유, 식초 등은 통째 깨끗이 씻어 조리대에 옮겨졌다.

혹 나쁜 균이 있을까봐 일차 세척하는것이라고 하였다.

 

 야채는 3회세척하고, 가공품은 포장된 채 일단 씻고, 가공품을 깨끗이 씻어서  필요시 염소소독 등을 하였다.

염소소독은 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금을 전기분해하여 염소를 추출하는 기계를 이용하여 염소를 만들어내어 그 물에  소독을 하였다.

또한 일체 조미료를 사용하지않고 , 멸치,다시마,새우 등을 넣어 충분히 끓인 육수를 사용하고 있었다.

돈가스 등 가공품은 냉동식품을 사용 하지않고, 생식품을 사용하고, 각종 소스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였다. 영양사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음식을 주고 싶어 냉동식품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아요. 왠지 냉동한 식품은 죽은 식품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한 튀긴 음식은 좋지 않아, 되도록 이면 오번에 구워냅니다.."라고 하였다.

 냉동식품, 조미료 , 튀김음식 등을 하지 않아서 조리사들이 다른 학교보다 노동량이 더 많아, 미안해서 , 냉동돈가스 등을 주문하여 조리하였는데, 조리사들이 "애들 먹는거 힘들어도 깨끗한거 만들어 주고 싶어요"라고 하였다.

 

 

그리고 자재, 고무장갑, 모자, 조리사복은 용도에 맞추어 클롬 소독, 건조 등을 하였다. 야채가는 기계, 마늘 가는 기계등은 사용후 완전분해가 되는 기계를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런 기계에 남아있는 찌꺼기가 나쁜 균을 만들어 낸다고 하였다. 완전분해되는기계는 일반 기계보다 몇배나 비싸지만 교육청에 요청을 해서 좋은 기계를 받게 되었다고 하였다.

 

아이들에게 주는 한끼가 이렇게 많은 스토리와 신념이 깃들어져 있는 것을  알았다. 지난달 딸아이의 급식비는 채 3만원도 되지 않았다.

 그 정성에 비해 나 자신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너무 작은 것 같아 부끄러웠고, 또한 이렇게 선진화된 사회에 감사함을 느꼈다.

조리사 및 영양사 선생님이 만든 밥상은 위대한 밥상이었다.

 

내 딸에게 말해야 겠다

"정성으로 깃은 학교급식, 되도록 많이 먹어라. 엄마가 차린 밥상보다 더 깨끗하고, 더 정성이 깃든 것이야."

직장다녀서 바빠 일주일 반찬을 사서 일부는 냉동실에 얼리고, 소스는 만들어놓은 것을 사고, 조미료도 제법 사용하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힘들때는 어김없이 라면을 끓여주는 ........부끄러운 엄마...

 

이렇게 우리나라 학교급식이 정성이 깃들여져 제공된다는 것을 보고, 듣고, 체험하고 나서, 너무 기뻤다. 이런 사회적 도움을 우리의 아이들이 받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힘이 났다. 그리고 감사했다.  사회가 이렇게 나의 아이를 위해 정성을 다하는데, 나도 더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문화를 제공해주어야 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