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입니다.
사모곡
마루치아라치맘
2017. 12. 19. 00:48
사모곡
첫딸을 낳고
당신이 없음에
원망으로 그리워 했습니다.
마른 잎새처럼
암과 싸워 앙상한 당신의 몸
끝내 삶을 놓아야 하는 순간
나는 당신을 잡고
왜 지켜주지 않고 가는냐고
원망하며 울었습니다.
당신은 죽음을 맞는 그 두려운 순간
나를 지켜주려고
차마 눈을 감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나의 이기심으로
그 두려웠을 순간
눈조차 감겨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미안합니다.
하얀 수의 입은 당신
나비처럼 가벼웠습니다.
당신이 필요해서 슬퍼했던 이기적인 나
나를 위해
마지막까지 지켜주던 그 눈빛
미안합니다.
당신을 만나면
제일 먼저
당신의 눈을 감겨 드리겠습니다.
그 두려운 순간
나를 그윽히 지켜주던 당신의 그 눈빛
그 눈을 보듬어 드리겠습니다.
당신의 그 눈빛을
내 가슴에 담고 살아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외롭지 않고
영원히 당신의 아이로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당신의 눈빛이
너무 강렬하게 나를 지켜 보고 있습니다.
부모인 내가
자식을 키우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염치없이 말합니다.
왜 먼저 갔냐구
왜 나를 오래도록 살아 지켜주지 않았냐구
나는 당신처럼 쉬이
가지 않겠습니다.
내 아이를 오래 동안
지켜주겠습니다.
당신이 못다한 삶
내가 살려고 합니다.
오늘밤 당신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