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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봉순이 언니"

마루치아라치맘 2017. 3. 4. 00:58

봉순이 언니는 60년대에서 70년대 고도의 성장 뒷골목에서 다섯살이 된 "짱아"가 식모인 '봉순이 언니'와의 만남을 통해삶에눈뜨는 과정을 복원해 내는 소설이다.

1963년생 공지영작가가 주인공 짱아가 되어 세상을 표현하고 있다. 기억력이 대단하다.

작가가 태어난 시대 우리 언니가 태어났고 나는 5살 뒤에 태어났다.

내가 국민학교 다닐때, 내 기억에 "영이의 일기"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윤하영이 연기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검색을 해보니 1976에서1979년 3년동안 10분방영된 어린이 인형극이라고 되어 있다.


영이가 봉순이 같았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가족을 위해 서울 잘사는 집에 식모로 들어가 그곳에서 겪는 과정을 드라마화한 것이다. 그때 나도 덩달아 식모가 갑자기 부자를 만나 멋있는 삶을 꿈꾸었던 것 같다.

신데렐라, 콩쥐를 꿈꾸었던 것이다.


식모가 갑자기 사장 부인이 되는 것, 멋진 남자는 신분상승의 지름길이었다.

그때 식모가 사장부인이 되는것은 불가했던 것인데도 그런 드라마를 통해, 꿈을 꾸게 한 것같다.

식모는 꿈이 될수 없었던 시절, 어린 봉순이가 애기 짱아를 키운다. 남자를 알게되고, 짱아의 엄마가 다이아 반지를 잊어버리자 봉순이가 훔쳤다고 의심, 결국 봉순이가 집을 나갔다.

봉순이는 남자랑 살림을 살다 폭력을 당하고, 결국 임신까지 한 상태에서 짱아네 집에 다시 온다.

짱아엄마의 강요에 의해 봉순이는 아이를 낙태한다. 그리고 몸을 다스려, 홀아비와 결혼한다.

그는 병이 들어 죽고, 봉순이는 가난한 집안에서 아이를 키우고, 살다가 다시 집을 나온다.

그녀는 결국 반미쳐 돌아다닌다. 그것을 짱아는 성장하여 타인에게 듣는다.


그 시대, 식모, 셋방 살이, 밥을 먹지 못해 밥을 준다면, 남의 집살이도 하던 시절

그때 부자들은 손쉽게 인간의 노동을 착취했던 것같다.

밥만주면 될때였으니깐...

읽다보니 수년전 읽었던 책이었다.

읽다 보니 이전에 느낀 감정이 느껴쪘다. 그때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어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본성은 같은가 보다.

이 책이 1998년 출판되었으니, 아마 그때쯤 내가 읽었겠지

그때 내나이 서른 쯤 되었으니, 이십년만에 같은 책을 읽었다.

그때도 나는 영이의 일기를 떠올렸다.

그때 영이의 일기는 나의 로망이었던 것같다.

지금도 나는 윤하영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내기억에는 윤유선이었는데 찾아보니 윤하선이었다.

나의 꿈이 벤 식모살이 ^^^

아마 부자들이 식모살이를 미화하면서

노동력착취를 정당화시킨것 아닐까

그런 마음이 든다.

이건 이십년 전에 느끼지 못한 감정이다.

그만큼 노동의 댓가를 귀히 여기는 지금의 풍속이다.

같은 책을 이십년 뒤에 읽는 것은

빛바랜 일기를 열어보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