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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25일 오전 07:57

마루치아라치맘 2016. 7. 25. 07:57

미역국과 삶은 달걀





동기들 밴드에


미국 사는 “Jung Rodgers" 생일이라고 뜬다


내가 말했다.


"이름바꾸어 살기 힘들제, 생일축하해."





그리고 깨알같은 댓글들


한 친구가 말했다.


“정애야 생일 축하해, 거기서도 미역국은 끓여먹지?”





“미역국”그 말을 가로챈다.





일년에 한번 나의 생일


그날 한번쯤은


공주가 되고 싶은


가난했던 시절


한 소녀의 본성





치킨, 회, 케익


꿈결처럼 그리운 음식들





엄마는 여전히 아침 일어나


참기름에 미역볶아


들깨가루 곰국처럼 뽀얗게


고항으로 밥을 담고


국그릇이 넘치도록


미역국 한그릇 담뿍


삶은 달걀 2개


단촐하게 차린 상이다.








“엄마, 다른 친구들은 치킨도 먹고 회도 먹고.”





큰 눈의 엄마가 말했다.


“바라, 치킨! 닭의 진수가 달걀 아니가 됐제"


“바다의 보물은 미역 아니가 회! 됐제"


“케익, 여기 초코파이 있다. 자!”





상상속 후라이드 치킨


섭섭하게 타파








시어머니 생신 행사를 마치고


왠지 으스스하게


맏며느리의 섭섭함이 밀려올 때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30년 전쯤.


드라마


‘아들과 딸’을 볼 때


엄마역할 “김용림”을 보면서


나는 친구에게 이야기 했다.


“야, 나는 있잖아, 김용림이가 우리 엄마같다.”


앵 앵 앵


【같이 있는 친구들도 앞다투어 자기 엄마도 김용림이란다.】





아들이라고 달랐던 것은


엄마는 생달걀을 젓가락으로


구멍 내어


때론 입으로 쑤욱 불어


마시게 하였던 것 같다.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참 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