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동문카페 느낌

마루치아라치맘 2013. 1. 4. 21:27

대학 졸업후 20년이 지난 

세모의 어느날

대학동기가 우리과 동문 카페가 생겼다고 하면서

카톡을 보내왔다.

 

'아 ^^^ 방가방가   그립다.'

카페가입하고 살며시 들어가 보았다.

 

추억의 이름들이 하나, 둘

새겨져 있다.

그중 ROTC 하던 선배, 고등학교 선배와 커플이었던 선배가

유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선배의 동기가 방명록에

'석오야 재용아 유명을 달리했다니, 너무 슬퍼구나, 그것도 모르고 살았구나.'

 

라고 적혀있다.

 

새삼 인생이 허무하다.

내가 지난 길들이 이렇게 멀어졌나

내가 알던 추억의 이름들이  나도 몰래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별이 하나둘 떨어지듯이...

 

캠퍼스의 추억이 담긴 시도 있었다.

남자가은 선배가 그린 동화속 그림도 있었다.

 

그 시절 그 이름들과 그 사진들을 보며

아련함을 느낀다.

동창회를 한다고

참석해 달라고 무던히도 문자가 오고 카톡이 왔다.

약속을 했는데

차마 용기내어 참석하지 않았다.

 

나도 내가 참석하지 못한 이유의 정답을 모르겠다.

새삼 추억으로만 남긴 것을 꺼내어

세상의 진부한 모습으로 다시 엮이고 싶지 않았다고 할까

내모습을 당당히 보일 자신이 없어서일까

 

마음은 정말 그리운 몇 사람이 있어

뛰어가 손잡고 부둥켜 안고 싶었지만

추억으로 두고 싶어

나는 차마 그 자리에 가지 않았다.

 

요즘도

한번씩 카페에 들어서면

추억의 사람들이 만나

여드름 대신 잔주름과

무스대신

빠진 머리 풍성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 염색한 흔적이 보인다.

 

추억으로 가는 당신들

하나 둘 이슬이 되어 사라져 가고

자신보다 큰 자식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사람도 있구나

세상 참 덧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