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비밀창고
울 아들 중1이다.
여청계 근무해보니 중1, 중2 남녀 학생들이 가장 일탈하기 쉬운 나이다.
아직은 순종한다.
제일 하기 싫은 음식물쓰레기도 울 아들이 대신해준다.
정말 하기 싫은 일인데도 부탁하면
벌떡 일어나 고무장갑을 끼고
음식물쓰레기통에 버리고, 음식물 쓰레기통은 세면대에서 깨끗이 씻어 온다.
한번은 같이 쓰레기분리 수거하고, 엘리베이트 타고 올라오는데
중3을 둔 아줌마왈, 울아들 음식물 쓰레기통을 들고 있는 것을 보더니
"울 아들도 중2때까지는 그랬는데." 라고 한다.
아들의 반항앞에 너무 안타까워서 하는 속물음 같았다.
나는 그 아줌마의 얼굴을 보면서
중1, 중2를 거쳐 가면서 겪어야 할
아들의 갈등과 그것을 지켜보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아직은 어둠이 없는 아들인데....
그 아들이 어제 나에게 왈
"어머니 어머니 나 비밀있는데 다른사람한테 이야기 하면 안돼요"
나는 약간 부담스런 얼굴로
"뭔데"
아들은 곰곰히 잰다.
“어머니는 내가 비밀이라고 해도 바로 아버지에게 말하잖아
나 안해“
나는 다독거린다.
“말해주라”
..
....
아들 한참을 뜸들인다.
그리고 왈
"나 사..실은..........
....사...춘...기 야'
'하하 웃겨 하하 웃겨 빨리 남편씨에게 이야기 해야지'
얼마부턴가
아들은 샤워하고 나오면 그곳만 수건으로 감싸고
내가 안아줄려고 하면 뿌리쳤다.
ㅎㅎㅎ
사춘기 맞나봐
그리고 참지 못하고 남편씨에게 이야기한다.
"아들이 사춘기라고 고백하는데, 세상에 이게 엄마가 들어야 하는 말이냐. 아비가 아비노릇을 못하는 거 아니냐"
나는 안다
그 다음 남편은 내가 없을때 아들에게 꾸중을 하겠지
ㅎㅎㅎ
나는 언제가 간신쟁이가 된다.
나는 비밀창고다
그런데 그 비밀창고는 고무풍선처럼 샌다.
나는 또 아들과의 약속을 저버린다.
그러나 나는 안다.
아들이 그 이야기를 무서운 아버지에게 해달라는 소리라는 것을
그 속마음은 이렇다
‘아버지 나 컸으니 함부로 대하지 마요, 나 반항할수도 있어요 나도 인격이 있어요 나도 주장이 있어요.’
그 말이라는 것을
금무시작하기 전 아들의 그 말이 생각난다.
한여름 날 작은 대회지만 태권도 대회 나가서
아들 딸 열심히 하여 작은상을 받았다. 공부하며 운동하며
두가지 다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스포츠를 사랑하는 어머니라서
끝까지 끌고간다. ㅎㅎㅎ
그 그림도 같이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