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방, 온실
내가 있는 곳은 감방입니다.
출근을 하면 감방문을 여는 것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수인이 되어 앉아야 합니다.
그런데 바로 앉을수가 없습니다.
내 결백을 이야기라도 하듯
창문을 열고
빗자루로 쓸고 닦고
커피한잔을 하고 나서야 앉습니다.
누가 뭐래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민원처리를 합니다.
내 위에 내 밑에 아무도 없는 적절한 곳입니다.
한번씩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조금의 위안이 되나 봅니다.
죄를 짓고 사는 사람들이 이런마음일까
그런 생각이 드는것이
내가 감방에 갖혔다고 느끼네요
퇴근시간 될쯤
고독에
피곤에
갑갑함에 찌든 나는
하얗게
노랗게 질려 일어납니다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
열심히 적응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결의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하루에도 열두번씩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기적과도 같이....
그래
당직도
없고
눈치볼 사람도 없고
그래 주어진 일 하면되고
ㅋㅋ
마음은 이야기 합니다.
당직있어도 좋아
사람이 부대끼잖아, 눈치봐도 좋아 사람사는 맛이 있잖아
ㅁㅁ
힘든일도 좋아 내 창의력이 필요한 일이잖아
나가 있잖아
나가 없는 일
기계적인 일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합니다.
이렇게 혼자 있는 것이 힘든것인 것을 몰랐습니다.
내 딸이 왕따를 당해 힘들어하던 모습
그때 나는 따사하게 말한마디 못해주고
견뎌라고만 강요했던거 같습니다.
그것이 못내 미안하네요
아무도 없는 곳에 고독
혼자 사람을 짝사랑할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때
그런 아픔처럼....
혼자 삭히고
혼자 다독거리고
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글이라는 말동무가 있으니
글을 벗삼아
이제는 일어설렵니다.
날개가 없어도
글을 통해
글동무를 통해
마음을 띠워 볼랍니다.
힘들더라도 부대끼고
힘들더라도 한마디 소리치고
그것이 살아가는 맛이란것을
뼈저리게 느끼어 봅니다.
내 좋아하는 글을 써내려가다보면
내마음이 성숙되어지겠지요
힘들게 적응해 가는 과정에
목련이 가고
개나리가 가고
벚꽃이 가고
학교교정뒤에 꽉차있는 라일락
향기가 나를 봄으로 인도하네요
봄은 너무 아름다운데
올 봄은 꽃구경도 꽃노래도 부르지 못하고
보내고 있습니다.
내 가장 사랑하는 봄이 이렇게 이렇게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