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마흔이 넘은 여자의 직장생활비애

마루치아라치맘 2010. 2. 7. 22:32

인사때가 되면 가슴 조립니다.

혹 내가 퇴출되지는않는지

부서에서 나를 거부하지는 않는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일하지만

여자라는 것때문에 항상 힘들게 자리를 지키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말로 다할수 없는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내가 가려고 하는 부서에 내 이름석자가 없었습니다.

내가 앉을 자리가 없었습니다.

내가 여자이기때문이겠죠

그리고 나이가 들어 버겁기 때문이겠죠

무작정 과장을 찾아갔어요

마침 팀장들이 티격태격

여자를 받느니 티오를 잡아먹느니 안받는다는 말까지

저는 등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야했습니다.

순간적으로 내가 이런 소리까지 들으며 이 자리에 있어야 하나

멍하게 서 있었습니다.

그냥 이곳에 내가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내나이 마흔이 넘었습니다.

'머리에는흰머리도 많습니다.

한순간

그냥 그만둘까 마음이 들었지만

그만둘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있고 가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악뭅니다.

딸아이는 시력이 나빠졋다고 안경을 맞추어야 한다고 마침 문자를 보냅니다.

그 문자를 보고 내가 왜 여기 이자리에 이런 수치심을 느끼며

있어야 하는지 이유가 떠오르네요

내가그만두면 딸아기 안경도 못맞추는데'

갑자기 오기가 생깁니다.

구걸하다시피 자리 잡느니 아무자리나 잡아 월급받고 일하자

그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몇날 몇일을 울어서

눈도 제대로 가라앉지 않았네요

신고식때도 눈이 빠알갛게 충혈되어 있었습니다.

몇몇사람이 미안하다고 하지만

그건 인사치례라는 것을 알기에

마음은 더 상처를 입습니다.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내 비록 웃고 있지만

내 자존심은 바닥을 쳤습니다.

후배들보는 눈도 부끄럽고

사람들 보는 눈도 부끄럽네요

얼마나 얼마나 일을 못했으면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그런 생각을 안할수 없는 상황이 되고 보니

더 없이 한스럽네요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최선을 다햇는데

돌아오는 것은을 너무 잔인했습니다.

참으로 잔인한 2월입니다.

작년한해는 참 좋았는거 같았는데

올해는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힘을 내렵니다.

나혼자 그만두고 싸우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 힘든것 참으면서

가족에게 웃음을 보여야 겠지요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 가고 대학교 가는 아들,딸

모습을 바라보아야지요

나이값도 못하게 살았는거 같습니다.

후회가 되네요

왜 내가 그 자리에서 울었는지

그것이 억울하네요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는 울음을 내가

그 자리에서 왜 울어야 했나..

 

이빨을 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참아야지

세상산다는 것이 고행길인데

이것도 못건너면 무엇하리오

더 힘든것도 견디었는데

이것이 무엇이라고

새로운 업무를 다시 점검해봅니다.

나이들어 일도 제대로 못하면

욕더 얻어먹을꺼 같아

속도감 떨어지지만

차분히 새업무를 챙겨봅니다.

없이 자라서인지

정말 밟혀도 밟혀도  잘일어서네요

오똑이 처럼

아마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처세입니다.

그래도 이것만은 지키고 싶네요

자리를 탐하여

자신마저 버리고 자존심 꺾여가며

자리찾지는 않겠다고요

내 열심히하는 것 인정안해주면

안해주는 사회가 잘못된것이지

그것때문에 내가 죄도 없으면서

굽신거리면 안되겠쬬

그 자존심은 지키고 싶네요

 

그냥 내 자리가 있는데

뭐가  그리 슬픕니까

그것에 감사해 봅니다.

나를 받아준 부서에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해야겠쬬

이쁜 방석을 하나 사고

이쁜 방향제를 하나 샀습니다.

내일 아침

폭신한 방석에 내 아픈 마음 담아

이겨낼렵니다.

 

여하튼 힘든 일

또 한번 무서리치게 견디어 냅니다.

고행의 끝은 어디인지

고행의 길은 끝이 없네요

언제쯤 이 힘든 길을 쉴수 있을런지

세상이 경쟁인데

내가 경쟁을 피한다고 되는것도 아닌데

이런 약간 감상이나 부리면 안되겠죠

그래도 이렇게 글쓸수 있다는 것이

나의 쉼터인가 봅니다.